많이 배우고 일해도 가난한 그들…'번아웃' 밀레니얼

현지훈 기자 / 기사승인 : 2021-10-21 11: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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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세대 분석한 '요즘 애들' 출간

많이 배우고 일해도 가난한 그들…'번아웃' 밀레니얼

밀레니얼 세대 분석한 '요즘 애들' 출간  


[강소기업일보=현지훈 기자] = "최고 학력을 쌓고 제일 많이 일하지만 가장 적게 버는 세대."

밀레니얼 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미국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1996년생인 최연소 밀레니얼은 올해 25세, 1981년생인 최연장 밀레니얼은 40세다. 그러니까 밀레니얼은 현재 25~40세에 분포한 세대를 뜻한다. 이들은 인구 7천300만 명으로 미국에서 최대 다수를 차지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미디어 '버즈피드' 수석 작가이자 뉴욕타임스 기고가인 앤 헬렌 피터슨이 쓴 '요즘 애들'(RHK)은 밀레니얼 세대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저자에 따르면 밀레니얼은 어린 시절부터 '쉬는 시간 없는' 삶을 살았다. 부모 세대인 베이비부머들이 어린 시절 뛰어놀기에 분주했다면 이들은 발레, 수영, 무용, 미술 등 다양한 방과 후 활동을 하며 유년 시절을 보냈다.

특히 백인 중산층 베이비부머들은 아이들을 이른바 '집중 양육'했다. 아이 간식은 손수 유기농으로 만들고, 유아기 놀이는 발달을 촉진하는 것으로 선택했다. 필요한 경우에는 개인 교사를 붙였다. "아동의 안녕, 더욱 중요하게는 미래에 성공할 역량을 그 무엇보다 최우선"으로 간주했다.

십 대 때는 대학입학이 밀레니얼의 지상 과제가 됐다. 적어도 중산층의 사회적 기준에 따라 성공하려면 밀레니얼은 "스스로 번아웃으로 몰아가야" 했다.

엄격한 계획에 따라 자녀를 교육하는 아시아계 부모를 일컫는 '타이거맘'은 비미국적인 부모로 언론에 묘사되지만, 중산층 백인 미국인들 역시 이들과 똑같이 행동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경제적 불평등의 부상과 계급 불안에 대한 공포는 부모들의 태도와 행동을 바꿔놓았다…(중략) 많은 부모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자녀 대신 '이력서'를 키우기 시작했다."

교과 외에 학생들은 이력서를 꾸미는 데 주력했다. 자진해서 이력서를 만드는 경향은 밀레니얼이 처음 고등학교에 들어간 1990년대에 널리 퍼졌고, 2000년대를 거치며 심해졌다.

"성공을 방해하는 친구라면 절교한다. 이력서에 한 줄을 보탤 수 없는 활동이라면 그만둔다. 이력서의 가치에 잠재적인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존재라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피한다."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쳐 대학에 들어갔지만, 졸업장이 이들의 미래를 보장해 주진 않았다. 특히 명문대를 나왔더라도 문과생은 정규직을 구할 수 없는 경우가 허다했다.

노동 시장은 이미 유연화된 상태였고, 노조는 무기력했으며 심지어 금융위기로 경기도 나빠졌다. 사상 최악의 실업난 속에 좋은 대학을 나온 고급 인력들은 비정규직을 전전해야 했다.

일부는 자신의 꿈을 찾아 적은 돈을 받으며 열정을 불살랐다. 하지만 일과 삶이 통합된 이런 '열정 페이'의 삶은 "번아웃으로 가는 직행열차"를 타는 것과 같았다.

"너무나 적은 자리를 두고 너무나 많은 사람이 경쟁하는 상황에서는, 보상 기준이 점차 낮아져도 별다른 여파가 없다. 당신만큼 열정을 불태우며 당신의 자리를 대체할 만한 누군가가 언제나 있기 때문이다."

설사 정규직으로 취업한다 해도 이메일과 SNS의 발달 탓에 일하지 않는 시간에도 업무를 봐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려도 스트레스는 지속됐다. SNS의 육아 해시태그가 끝없는 비교 기준이 됐다. 쉼 없는 경쟁 속에서 자라왔던 밀레니얼은 육아 경쟁에도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됐다.

저자는 "3루에서 태어났으면서 자기가 3루타를 쳤다고 생각하는" 베이비 부머와는 달리 밀레니얼은 크게 성공하기 어려운 시기에 성공을 기대받으며 태어났고 불평등한 경제시스템을 인지하기보다는 가난이 주는 공포를 배웠다고도 말한다.

"우리는 일자리가, 혹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회사가, 오래갈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언제든 빚더미의 폭풍에 집어 삼켜질 거란 두려움 속에 산다. 우리는 출산과 육아에서, 사랑하는 이와의 관계에서, 삶의 재정 문제에서, 일종의 평형 상태를 유지하고자 고투하다가 결국 나가떨어지고 만다. 그렇게 우리는 불안정에 길들여졌다."

박다솜 옮김. 400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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