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내고 지방서 상경하고…드디어 마주한 '이건희 컬렉션'

현지훈 기자 / 기사승인 : 2021-07-21 11:56:23
  • -
  • +
  • 인쇄
국립중앙박물관·현대미술관 특별전, 오늘 동시 개막
코로나19로 입장객 한정해 '여유'…"실제로 보니 벅차네요"

휴가 내고 지방서 상경하고…드디어 마주한 '이건희 컬렉션'

국립중앙박물관·현대미술관 특별전, 오늘 동시 개막

코로나19로 입장객 한정해 '여유'…"실제로 보니 벅차네요" 

▲ 이건희컬렉션 전시 개막 첫날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 전시 개막 첫날인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사전예약자들이 관람을 하고 있다. 2021.7.21 mjkang@yna.co.kr


[강소기업일보=현지훈 기자] = "오늘 전시를 위해 회사에 휴가를 냈습니다. 큰 기대를 했는데, 와서 보니 더 기대가 되네요. 소장품을 기증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텐데, 고 이건희 회장 유족이 국민을 위해 큰 결정을 한 것 같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1전시실에서 21일 오전 개막한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을 찾은 40대 후반 직장인 김영훈 씨는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김환기의 대작이 궁금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4월 국가 기증 사실이 알려진 '이건희 컬렉션'의 실물을 대거 선보이는 전시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국보 12건과 보물 16건을 포함해 시대와 분야를 아우르는 대표 문화재 45건 77점을 공개했고, 국립현대미술관은 김환기·이중섭·박수근 등 근현대 한국미술 주요 작가 34명의 작품 58점으로 전시를 꾸몄다.

성격이 다른 두 기관에서 일제히 막을 올린 특별전은 각종 교과서와 서적에 등장한 유물을 직접 볼 수 있는 '세기의 전시'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전시장에 20∼30명만 입장할 수 있어 예약 사이트가 개설되자마자 치열한 '예매 전쟁'이 벌어졌다. 미술계와 문화재계에서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예약이 '코로나19 백신' 혹은 '방탄소년단 콘서트 관람권'을 구하기만큼이나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전날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에서 '새로고침' 버튼을 계속 누르며 취소 표를 기다렸다가 예약에 성공했다는 윤태윤(24) 씨는 "이름값 있는 전시를 보려고 대전에서 올라왔다"며 "시대를 초월한 우리 문화유산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며느리에게 이날 오전 10시 관람권 예약을 부탁해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실에 입장한 유정희(73) 씨는 "원래 불교미술과 도자기, 옛 가구에 관심이 많다"며 "실제로 전시를 보니 가슴이 벅차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건희 컬렉션을 기증하지 않았다면 일반인은 가끔 '수박 겉핥기' 식으로만 문화재를 봐야 했을 것"이라며 "이건희 회장이 경제뿐만 아니라 문화 측면에서도 큰 발자취를 남긴 듯하다"고 덧붙였다.

국립현대미술관을 방문한 미술계 종사자 류모(29) 씨는 "어렵게 기다려 첫 시간을 예약했다"며 "미술사적으로 뛰어난 가치가 있는 대가들의 작품뿐만 아니라 그동안 저평가됐던 수작들이 재조명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시장은 예약자만 입장이 가능해 혼란스럽지 않고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실 앞에는 "코로나19 상황으로 현재 예매가 불가합니다", "금일 모든 회차 매진됐습니다"라는 안내문이 게시됐다.

다만 30분 간격으로 입장객을 받는 국립중앙박물관은 일시적으로 관람 가능 인원 20명을 넘었다. 또 '인왕제색도'와 '추성부도', 다양한 불상과 사경(寫經·손으로 베낀 경전)이 전시된 앞쪽 공간이 상대적으로 붐볐다.

대학원생 이승우(27) 씨는 "생각보다 전시실에 사람이 많지 않아서 방역 수칙을 잘 지키면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인왕제색도 영상을 보여주는 곳을 포함하면 관람 가능 인원이 20명보다는 많다"며 "관람 시간이 30분이라고 따로 안내하지는 않았는데, 전시를 본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전시실을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끝)


강소기업일보 / 현지훈 기자 ul1984@nate.com

[저작권자ⓒ 강소기업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